‘코로나19’로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대한항공이 기내식사업부에 이어 기내판매(면세점)사업부까지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의 애착사업이자 미래가 불투명한 기내면세점 사업을 매각해 ‘反조원태’에 본보기를 보임과 동시에 현금을 확보하는 포석으로 삼았다는 분석이다.
앞서 5월 26일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은 대한항공에 긴급자금 1조2,000억원을 지원했다. 특별 약정에 따라 대한항공은 내년 말까지 2조원 규모의 자본확충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1조2,000억원 외에 8,000억원을 추가 지원을 검토 중에 있다”며 “자세한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에 대한항공은 당장 현금화 시킬 수 있는 기내식사업과 기내판매사업부 매각을 통해 막대한 현금을 유입하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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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포그래픽 = 김선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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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그래픽 = 김선호 기자 |
그동안 대한항공의 ‘알짜 사업’으로 통했던 기내면세점 사업이 면세점 다채널화로 미래 발전 가능성이 없어졌다는 점도 매각에 영향을 끼쳤다. 더불어민주당 김정우 의원이 공개한 기내면세점 품목별 매출액 자료를 보면 국내 기내면세점 매출액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이다. 그 중 대한항공 기내면세점 매출은 2016년 1,891억원, 2017년 1,699억원, 2018년 1,544억원으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점유율은 2016년 59.4%에서 2018년 51.7%까지 2년 만에 7%이상 점유율이 빠지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저가항공사(LCC : Low Cost Carrier)의 기내면세점 매출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진에어의 기내면세점 매출은 2016년 108억원, 2017년 135억원, 2018년 140억원으로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티웨이 항공도 2016년 20억원에서 2018년 74억원까지 기내면세점 매출이 3배 이상 성장했다. LCC가 활성화되면서 기내면세점의 경쟁력이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또 지난 5월 12일 경쟁구도에 있던 입국장면세점이 그동안 금지됐던 담배를 판매하면서 기내면세점의 입지는 더욱 좁아진 상황이다. 면세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코로나19’ 이슈가 아니었어도 기내면세점의 미래는 불투명했다는 분석이다.
조현아 전 부사장의 경영 복귀를 차단하기 위해 애착사업을 매각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1999년 호텔면세사업부로 대한항공에 입사, 2011년 초대형 항공기 A380에 최초로 기내면세점을 설치해 대한항공의 기내서비스를 한 단계 상승시켰다. 당시 운항 중인 비행기 안에서 실제 상품이 전시된 면세점을 선보이는 건 세계 최초였다. 이후 조현아 전 부사장은 기내식기판 사업본부, 호텔사업본부 등 3가지 사업본부의 수장을 도맡았다. 대한항공에서 기내면세점 사업은 조현아 전 부사장을 상징하는 사업이기도 한 셈이다.
이는 서울 송현동 부지 매각과도 비슷한 맥락이다. 송현동 호텔부지는 조현아 전 부사장이 주도해 2008년 매입했으며 한옥 호텔 건립을 추진했던 땅이다. 현재 대한항공은 내년 말까지 2조원을 마련하기 위해 송현동 호텔부지를 매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조원태 회장이 경영권 분쟁 중인 조현아 전 부사장의 경영복귀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다만 서울시가 송현동 부지의 공원화 계획을 발표하면서 매각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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