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만 요란한 ‘무착륙 국제관광비행’, 면세산업 지원에 턱없이 모자라

면세점 예상 매출액 100억에도 턱없이 못미칠 듯
동일 기간 항공수익 예측시 48억1천만 원 예상
적극행정이라 말하고 면피용 정책 내놓는데 불과
아직 시간 남았을 때 본질적인 대책 마련 시급
기사입력 : 2020-11-20 16:34:09 최종수정 : 2020-11-24 09: 21 김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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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홍남기 부총리, 제5차 한국판 뉴딜 관계장관회의(기획재정부, 2020.11.19)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9일 ‘한국판 뉴딜 관계장관회의’에서 ‘무착륙 국제관광비행’ 계획안을 발표했다. 도입 취지에 대해 “코로나19의 전 세계 유행에 따른 입국제한으로 인해 여행수요가 급락하고 연관 산업인 관광·면세산업까지 생존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위기 타개책으로 무착륙 국제관광비행을 통해 업계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발표 내용에 대해 면세점 업계에서는 즉각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대기업 면세점과 중소·중견면세점은 물론 인천공항까지 면세업과 관련된 다양한 주체들은 기재부의 이날 발표가 항공과 관광 그리고 연계된 면세산업까지 아우르는 지원정책의 시발점이 되기를 바라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발표된 내용을 살펴보면 요란한 정책 발표와는 달리 대표적인 전시행정에 불과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 출처 = 무착륙 국제 관광비행 계획안(2020.11.19)

 

▲ 출처 = 무착륙 국제 관광비행 계획안(2020.11.19)


18일 발표된 구체적인 계획안은 ‘무착륙 국제관광비행’안을 향후 1년간 한시적으로 시행한다는 내용이다. 특히 이용객들을 대상으로 철저한 방역에 힘쓰고 연관사업인 시내·공항·기내면세점 등 모든 형태의 면세점이용이 가능하다. 면세한도는 기존의 600달러까지 받을 수 있다. 일단 2020년 11월~2021년 3월까지 1차 계획에서 6개 항공사(대한항공·아시아나·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에어부산)가 총 90회의 비행을 준비 중이다. 특히 1기 운영 후 일정은 항공사 별로 추가 계획을 잡을 예정이라고만 되어 있다.

 

▲ 출처 = 무착륙 국제 관광비행 계획안(2020.11.19)

 

면세업계에서는 총 90회 계획된 1기 관광비행이 현실적으로 업계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다는 분위기다. 계획안에 첨부된 예상 매출액 역시 이를 반증한다. 예상 면세품 매출액은 A항공사의 현존 최대 민항기 A380 기종(1회당 288명 탑승)의 경우 1회당 9,600만원의 매출액을 예상하고 B항공사의 중형 기종 B737기종은 126명 탑승에 1회당 4,200만원의 매출액을 예상하고 있다. 1인당 면세한도가 600달러에 400달러 미만의 술 한 병을 추가로 구입 가능하고 담배 200개비와 향수 60ml 한 병까지 제외한 수치다.

이점에 대해 기획재정부 관세제도과 진승하 과장은 20일 “코로나19 여파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면세업계를 조금이라도 돕기 위해 시행한 계획”이라며 “예상 매출도 탑승객 1인당 면세한도 600달러의 50% 구입을 가정한 금액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많은 여행객들이 면세품을 더 구매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장기간 여행을 떠나지 못한 잠재수요와 보상 쇼핑행위로 면세한도까지 구매할 가능성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렇지만 본질적으로 한계가 잠재된 대책이기에 약간의 도움은 될지 모르지만 근본적인 위기 타개책으로 보기엔 매우 미흡하다는 평가다.

국내 면세업계는 코로나19가 과거 전 세계를 덮쳤던 사스(SARS)나 메르스(MERS)처럼 짧게는 3개월에서 길어도 6개월 후에는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을 거쳤다. 그러나 1년이 다되어 가는 연말에 2차 글로벌 팬데믹 재유행으로 향후 국내 면세산업이 정상화되기까지 몇변이 더 걸릴지 모른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또 설사 코로나19에 효과적인 백신 및 치료제가 개발되어 광범위하게 효과를 나타내 전 세계가 진정국면으로 들어선다고 해도 2019년과 같은 호시기로 되돌아가기에는 향후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출처 = 무착륙 국제 관광비행 계획안(2020.11.19)

국내 면세업계의 현실은 3분기 반짝 매출 상승효과와 지속적으로 전월 대비 매출액 성장률 증가를 말하고 있지만 사실은 속빈 강정이나 다름없다. 매출의 99.9%가 B2B 거래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국내 면세점의 주요고객인 중국인 방문객은 19년 10월 대비 97.4% 감소한 43,772명에 불과했다. 국내 면세점의 매출액 대부분은 이들로 인해 발생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언컨택트 시대 장기화된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인 지원은 일회성의 단기적인 전시행정 차원의 정책이 필요한 게 아니라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산업의 기반이 붕괴되기 전 시간이 남아 있을 때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치열하게 경쟁중인 중국이 한국의 면세산업을 흡수하고 대체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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