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이하 T1) 면세점 임대료 인하 문제가 17년 마무리 되던 형국에서 갑자기 파국을 향해 달려가게 됐다. 지난 해 11월 최초로 시작했던 협상이 3차례(1차: 11월 9일, 2차:12월 12일, 3차: 12월 27일)를 거쳐 최종 3차 협상에서 다수 사업자가 대체로 만족할 만한 합의안에 도달했지만 최근 다시 특정사업자에 유리한 방향으로 뒤집어져 다수 사업자가 반발하는 모양새다.
논란의 핵심은 결국 ‘임대료 인하비율’이다. 면세업체 입장에서는 “새로운 제2여객터미널(이하 T2)의 개항으로 인해 ‘이전되는 항공수요(양적 차이)’는 물론 재배치되는 항공사 ‘고객별 구매단가 차이(질적 차이)’를 현실적으로 반영하자”는 의견이다. 어려운 공항면세점 운영에 승객수가 감소하는 만큼 면밀한 계산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반면 인천공항은 협상과정에서 일관되게 “항공수요(양적 차이)의 변경만큼 임대료 인하를 실시하겠다는 입장으로 팽팽한 대결을 해왔다.
문제는 "협상 과정에서 180도 달라지는 인천공항의 태도"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최초 지난해 11월 9일 있었던 임대료 협상에서 인천공항 측이 제시한 안이 특정 업체만 유리하다는 의견이 다수 있어 해당 업체를 제외한 나머지 면세사업자들의 집단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인천공항은 12월 12일 두 번째 협상안에서 다수의 면세사업자가 지적한 내용을 받아들여 여객터미널의 동편과 서편의 매출 차이를 인정하는 등 변화의 과정을 거쳤다.
그러다 마지막으로 지난해 12월 27일 다수 업체의 주장을 대폭 받아들여 다수가 만족하는 안을 제시했다. 해당 안에서 인천공항은 T1과 탑승동에 입주한 면세점 업체 중 T1 동편에 입주한 면세점의 경우 기존 임대료에서 30.1%를 인하하고 T1 중앙에 위치한 면세점들에게는 37% 인하안을 제시했다. 또 T1 서편에 입점한 업체 측의 경우는 43.7%라는 현실적인 안을 제안했으나 상대적으로 탑승동의 경우는 16.8%를 제시해 최초 계획안을 정면으로 뒤집은 결정이었다.
12월 27일 인천공항이 제시한 안에 대해 신라, 신세계 등 대기업 면세점과 중소·중견면세점으로 입점한 삼익, 시티, 엔타스, SM면세점은 이 정도면 업계의견을 반영한 것으로 판단해 대체로 동의했다. 그러나 최근 업체에 통보된 내용은 다시 원래 방침인 동편·서편은 물론 탑승동에 대한 구분도 없이 27.9%(T2 개항에 따른 T1의 승객수요 감소분 : 양적 차이) 일괄인하안으로 변경통보된 것이다. 다만 고정된 인하안으로 적용된 게 아니라 6개월간 전년 기간과 비교(2017.1.18.~2017.6.30. vs 2018.1.18.~2018.6.30.)해서 우선 기존 계약된 임대료에서 27.9%를 먼저 인하 후 2018년 7월분 부터 실제 양적 차이에 대해 사후정산 하겠다는 입장이다.
업체들의 반응은 한마디로 “황당하다”는 의견이다. 한 면세점 담당자는 “어떻게 공항공사의 제시안은 매번 한쪽에 치우치는 방식으로 제시되는지 모르겠다”며 그 뒷배경을 의심하고 있다. 반면 인천공항 담당자는 “공사는 애초부터 일관되게 항공수요의 양적 차이를 반영하는 것을 위주로 계획안을 제시했다며 업계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고 단지 설명회 과정에서 제시된 사례는 분명히 예시라고 지적했다”며 현행의 결정이 거의 최종임을 암시했다. 따라서 T1 임대료 인하 협상은 다시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안개 속 정국으로 빨려 들어가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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