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청회] 면세점 ‘등록제’, 시장독과점 현상 심화 우려

등록·특허제 가미 시 ‘과당경쟁’으로 시장 혼란
특허심사 ‘비리’는 해소되나 “독과점 문제 커져”
기사입력 : 2018-04-13 14:22:20 최종수정 : 2018-08-24 10: 53 김선호
  • 인쇄
  • +
  • -
지난 11일 개최된 ‘면세점제도 개선방안에 대한 공청회’에서 등록제 도입 방안도 나왔다. 기존 면세점 제도는 특허심사를 거쳐 사업이 운영되나 등록제는 자격요건을 갖추면 누구나 면세점 특허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이에 따른 과당경쟁, 시장독과점 심화 등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다.

‘면세점제도개선TF’는 ‘등록제를 가미한 특허제’에 대해 사업자들간 시장경쟁을 통해 소비자 편익 증대 및 서비스 개선, 특허권 선정에 따른 경직성 탈피, 특혜 시비를 해소 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반면 사업자 난립으로 과당경쟁 및 장기적으론 독과점 구조가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사진=김재영 기자 / 면세점 제도개선 TF 공청회


토론자 사이에서도 의견은 크게 엇갈렸다. 먼저 김도열 한국면세점협회 이사장은 “명칭은 조건부 등록제이나 사실 등록제와 같다. 막대한 자본력을 갖춘 외국계 기업이 시장을 독점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는 국부 유출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라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중소·중견면세점 대표격으로 나선 김태훈 SM면세점 이사도 “시장을 개방하자는 안이다. 중소·중견면세점의 시장 안착은 더욱 힘들어질 것이다”며 악순환 구조가 심화될 것으로 우려했다. 서영길 한국관광협회중앙회 상근부회장 또한 “자유로운 시장진입만을 생각해 면세점이 하향평준화될 필요는 없다. 저가관광 등 여러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상인 서울대 교수는 면세점 특허에 대해 ‘전매 특허’라고 규정하며 “면세점은 국가가 독점권을 주었기 때문에 형성된 시장이다. 때문에 등록제는 말이 안 되며 이를 도입하게 되면 명동에 있는 소상공인은 모두 죽게 될 것이다”라고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반면 등록제 도입에 찬성한 노용환 서울여대 교수(한국중소기업학회)는 “특허심사 등을 통해 단기간 내에 사업자를 선정하는 것은 위험한 선택일 수 있다. 등록제를 도입하되 초래될 수 있는 과당경쟁 등의 문제를 공정거래위원회 등 여러 기관의 힘을 빌려 해결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라며 시장의 효율성을 강조했다.

정병웅 순천향대 교수(한국관광학회) 또한 특허심사 제도의 허점을 지적하며 등록제 도입에 대해 찬성했다. 그는 “이전에 비해 특허심사가 투명해지고 공정해졌다고 평가되나 심사에 참여해본 결과 제대로 된 업체를 선정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등록제 도입에 점수를 주고 싶으며 과당경쟁, 독과점 문제는 초기 시장과열을 막을 수 있는 등록요건을 강화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매출규모 및 거래량이 점차 상승하고 있는 면세점을 운영하기 위해선 공항·항만 인도장, 대규모 물류센터, 재고관리시스템 등 여러 여건을 갖추어야 한다. 등록제 도입 시 다수의 사업자가 난립해 면세품을 엄격히 관리해야 되는 보세구역의 관리·감독의 어려움과 면세품이 국내에 불법적으로 유출되는 문제 또한 우려스러운 상황으로 지적되고 있다. 때문에 등록제에 반대하는 다수의 토론자는 ‘특허제’를 유지하되 수정하는 방안을 내세우고 있다.

[저작권자ⓒ (주)티알앤디에프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태그

댓글쓰기

전체댓글수 0

  • 법·제도
    수출 국산담배 175만 갑(시가 73억 원 상당) 밀수 조직 적발
    관세청(청장 이명구) 서울세관(세관장 김용식) 조사총괄과 안정호 과장은 2일 “해외로 정식 수출된 국산 담배 175만 갑(시가 73억 원)을 국내로 밀수입한 일당 6명을 관세법 위반 혐의로 적발했다”며 “총책 A씨(남, 48세), 통관책 B씨(남, 42세), C씨(남, 58세) 등 주요 피의자 3명을 검찰에 구속 고발하였으며, 나머지 공범 3명은 불구속 고
  • 인사·동정
    호텔신라, 부사장 2인·상무 3인 승진 인사 발표
    호텔신라(대표 이부진)가 11월 27일자로 2026년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해 부사장 2명 승진과 3명의 신임 상무 승진 인사를 발표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미래 리더십 확보 및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주요 사업분야에서 성과 창출과 핵심적 역할이 기대되는 리더들을 승진자로 선정했다”며 “이번 인사를 통해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대한 적극적 대응 및 사업
  • 특허경쟁
    관세청, HDC신라면세점 면세점 특허 갱신허용
    관세청(청장 이명구) 보세판매장특허심사위원회(위원장 순천향대학교 정병웅 교수)는 지난 18일 “충남 천안소재의 JEI재능교육연수원에서 특허심사위원 20명과 ‘제6회 보세판매장 특허심사위원회’를 개최해 HDC신라면세점의 특허갱신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HDC신라면세점은 최초 면세점 특허를 획득한 후 지난 2015년 12월 개장했다. 그러나 지난 2019년 개

TR&DF 뉴스레터

TR&DF의 심층적인 분석 콘텐츠가
담긴 뉴스레터로 하루를 시작하세요.

TR&DF 뉴스레터
등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