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중소기업 면세점 '중복낙찰' 여부 쟁점 부상

인천공항 ‘유찰’ 우려해 ‘중복낙찰’ 허용 요청
관세청, 내심 반대하지만 결정은 민간 ‘특허심사위원회’로 공 넘겨
애초 법 취지, “진입장벽 낮추고 보다 많은 중소기업 진입 허용”
기사입력 : 2018-06-10 19:26:41 최종수정 : 2021-06-27 15: 04 김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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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공사(사장 정일영) 중소·중견기업 면세점 영역에 대한 ‘중복낙찰’ 허용 여부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 또 다시 끝없는 논쟁이 불붙는 모양새다. 최근 사업권을 반납한 영역에 재입찰했던 롯데면세점이 가장 높은 임대료 입찰금액을 쓰고도 탈락해 크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중소기업 면세점 ‘중복낙찰’이 가능해 질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업계에서 찬반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중복낙찰’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는 기존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을 진행 중인 ‘엔타스’, ‘SM’, ‘시티’가 삼익이 포기한 영역에 입찰은 물론 낙찰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관세청 대변인실은 8일 “인천공항과 ‘입찰일정’ 및 ‘중복낙찰’ 문제로 사전 협의가 수차례 있었다. 다만 공항이 입찰에서 ‘중복낙찰’ 허용을 원해 이를 입찰공고에 반영하려면 특허심사위원회의 결정을 따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사진=김선호 기자 /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삼익면세점 전경(DF11)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삼익면세점이 반납을 결정한 제1여객터미널의 DF11영역에 대한 입찰공고는 오는 6월 22일 개최될 특허심사위원회의 결정이 있은 후 진행될 예정이다. 인천공항은 롯데 반납 영역은 물론 입찰공고가 예정된 중소 면세점 영역에 대한 ‘중복낙찰’ 관철의지는 분명한 듯하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인천공항이 무리수를 두며 ‘중복낙찰’에 집착하는 이유는 지난 3기 입찰과정에서 최초로 ‘유찰’을 겪으며 나타난 트라우마 때문”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대기업도 아닌 중기영역에 ‘중복낙찰’을 허용할 경우 관련 법 취지가 무색해진다는 반론이 거세지고 있다. ‘자본 집약성’·‘장치산업’ 성격의 면세점 산업에 진입장벽을 낮추는 동시에 보다 많은 중소기업 진입을 허용하기 위한 정부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또 다른 업계 전문가 역시 “입찰공고에 대해 수차례 협의하는 과정에서 인천공항의 중기영역 ‘중복낙찰’ 제안에 관세청도 부정적이었다”며 “사실상 대기업은 임대료 규모가 커 ‘유찰’ 우려에 따른 파장이 크기에 ‘중복낙찰’에 별다른 이견을 표시하지 않았지만 중소기업 영역은 허용 취지 등이 대기업과 달라 부담스러워 했다”고 전했다.

 

지난 2015년 인천공항 면세점 3기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모든 영역에 ‘중복낙찰’을 금지해 ‘나눠먹기’라는 비판도 존재했다. 결과론적으로 각 영역별 각기 다른 사업자들이 선발돼 실질적으론 다양한 사업자의 진출도 이뤄진게 사실이었다. 다만 인천공항 입장에서는 중도포기 영역이 생겨 '유찰'가능성 등으로 인해 해당 영역 재입찰에서 ‘중복낙찰’ 카드를 꺼낼수 밖에 없는 입장도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임대료가 대기업 영역에 비해 현저히 낮은 중소기업 영역까지 ‘중복낙찰’을 허용하는 모양이어서 인천공항이 너무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더구나 “‘중복낙찰’을 허용할 경우 기존 중기영역에서 영업 중인 ‘엔타스’, ‘시티’, ‘SM’등이 대거 입찰에 참여해 유찰은 방지 되겠지만 이들 중 한 기업이 낙찰 받을 경우 대기업 독점과는 또 다른 형태의 중소기업 독점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우려하는 상황”이라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문제는 관세청이 2015년과 16년 시내면세점 특허심사와 관련해 감사원 감사 등 곤욕을 치루고 난 후 ‘면세점 특허심사’와 일정한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롯데면세점 반납 영역에 대한 입찰공고 협의 과정에서 ‘중복낙찰’과 ‘특허권역 재설정’ 방침에 관세청 실무자는 원래 크게 반발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결국 실무진의 의견은 반영되지 않았고 인천공항이 제시한 입찰방침은 민간 주도 ‘특허심사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는 방식으로 입찰이 진행됐다. 사실상 2016년 초 관세청이 인천공항의 특허심사에 직접적으로 개입하겠다고 주장해 6개월간 공항과 논리 싸움을 전개했던 것과는 180도 달라진 모양새다.

때문에 인천공항이 관세청의 특허심사에 대한 미묘한 입장변화를 이용해 공사의 이익을 최우선시 하는 방식으로 '특허심사'를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인천공항이 국가가 운영하는 공공기관임에도 정부 정책과 상충되게 공사 이익에만 최우선 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관세청 역시 모든 결정 사항을 민간이 주축이 된 '특허심사위원회'에 떠 넘기는 모양새를 보여 '특허'에 대해 책임있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22일 개최될 민간 ‘특허심사위원회’에서 '중복낙찰' 관련 최종 결정이 이루어지겠지만 결과가 어떻게 나오던 또 다른 논쟁의 불씨가 생길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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