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면세한도를 대폭 상향한 하이난 면세점에 세계 3대 명품 브랜드(샤넬·에르메스·루이비통)가 들어설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명품업계 ‘큰 손’으로 여겨지는 중국인 소비자들을 견인할 주요 명품 브랜드까지 입점하게 된다면 브랜드의 다양성, 높은 정품 신뢰성 등으로 차별화를 두었던 국내 면세업계에 상당히 위협적인 존재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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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CDF몰 홈페이지(2020.07.06) |
하지만 중국 정부가 지난 6월 1일 하이난 방문 여행객의 면세한도를 10만 위안(약 1,700만원)으로 조정하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중국인 소비자들이 굳이 한국으로 여행오지 않더라도 자국 내에서 충분히 고가의 면세품을 구매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중국 정부가 하이난 섬을 방문한 여행객들이 180일 이내 온라인 등 면세쇼핑도 가능하게 허용하면서 구매 자유도는 더욱 넓어진 상황이다.
하이난성은 중국 정부가 갈등의 골이 깊어진 홍콩의 대체지로 삼기 위해 다른 지역과는 차별화된 특혜를 부여하는 등 발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곳이다. 이에 따라 면세시장 또한 급속히 커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명품 브랜드 입점 가능성도 높아졌다. 대기업 면세점 관계자는 “면세 시장에서 중국인의 파워가 상당한 만큼 세계 명품 브랜드들이 하이난 면세점에 입점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다만 명품 브랜드의 경우 입점할 장소에 대한 조사를 마친 후에 입점을 결정하기 때문에 아직 두고보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2015년부터 내수진작을 위해 소비세를 인하했으며, 명품브랜드들은 이에 발맞춰 국가별 가격 차등을 줄이는 방식으로 정책에 부응했다. 코트라 강혜인 중국 난징 무역관은 2017년 6월 23일 ‘위챗에서 명품백 사는 중국인’을 발표해 “이러한 정책에 따라 현재 중국 소비자들의 중국 내 소비는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2016년 중국 소비자의 국내에서의 명품 소비액은 전년 대비 7% 증가한 276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에 많은 명품 브랜드들이 중국 시장에 속속히 진출했으나 온라인 쇼핑이 보편화되었던 중국 내 시장을 파악하지 못하고 오프라인 매장을 고집하면서 상당수 매장이 폐업한 바 있다. 잉상망(赢商网)에 따르면 2015년 루이비통 6곳, 프라다 2곳, 휴고보스 20곳, 구찌 5곳, 버버리 5곳 매장이 폐업했고, 2016년에는 루이비통 5곳, 버버리 4곳, 구찌 3곳, 디올 1곳, 티파니 1곳, 까르띠에 1곳이 폐업했다.
반면 콧대 높기로 유명했던 명품 브랜드들은 중국 현지 직접 진출과 전자상거래 서비스 도입 등 중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루이비통은 중국 전역으로 전자상거래를 확대하며 판로를 넓혔고 에르메스도 2018년 10월부터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에 진출해 온라인 판매를 실시했다. 최근 세계 명품 산업에서 중국 내수 시장의 중요성이 높아지자 중국 시장 진출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는 명품 브랜드들에게 하이난 면세점은 상당히 매력적인 시장으로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하이난 면세점처럼 국내 여행객이 이용할 수 있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이사장 문대림, JDC)의 경우 면세한도가 600달러(71만 6,220원)로 그 폭이 매우 좁다. 이에 JDC는 지난 4월 1일 지정면세점의 구매한도를 기존 구매한도 600달러에 주류·담배를 별도로 확대했지만 이는 중저가 브랜드 핸드백을 구매하는 것도 버거운 금액이다. 국내 면세업계가 코로나19로 주춤한 새에 중국 면세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명품은 물론이고 국내 면세점 매출을 견인했던 K-뷰티도 J-뷰티와 C-뷰티에게 자리를 빼앗기면서 점차 중국 면세시장과의 차별점이 없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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