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내 최초 시내면세점 ‘동화’, 면세협회 정→준회원 신분변경 요청

한국면세점협회, 2분기 회비 내고서도 신분변경 요청
신라면세점과 소송전 결국 대법원까지 결론 기다려야
핵심 임직원 및 노련한 베테랑 직원 이미 다 이탈해
21년 1분기 19년·20년 대비 1/3 수준으로 대 폭락
기사입력 : 2021-05-17 17:27:32 최종수정 : 2021-06-27 12: 33 김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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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인한 국내 면세점의 어려움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가운데 국내 최초의 시내면세점 특허 획득과 1979년 최초로 시내면세점 문을 열었던 동화면세점이 한국면세점협회 정회원 신분에서 준회원 신분으로 변경을 요청했다. 한국면세점협회의 정관상 정회원은 주요 사항에 대한 의결권이 있지만 준회원은 없다. 사실상 탈퇴한 것이다. 17일 현재 한국면세점협회의 회원사 현황에는 여전히 동화면세점이 회원사로 등재되어 있지만 4월초 동화면세점은 협회에 회원사 신분변경을 요청해 확정 됐다. 다만 분기별 회원사 회비는 2분기까지(~2021년 6월) 납부한 상황이어서 그때까지는 회원사 현황에 등재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점에 대해 한국면세점협회는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동화면세점 물류팀 관계자는 “한국면세점협회에 신분변경을 요청한 것은 납부해야 할 비용부담 때문”이라며 “단순히 회원사별로 납부해야 할 회비 뿐만 아니라 부가적인 비용도 있기 때문에 준회원으로 신분변경을 요청한 것이며 준회원이라도 총회 의결권은 없지만 인도장본부 등 기타 의결권은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업계관계자들은 “동화면세점이 정회원에서 준회원으로 신분변경을 요청한 것은 상징적인 의미로 봤을때 사실상 탈퇴나 나름 없는 상황이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 사진 = 텅빈 동화면세점의 매장 전경(2020.07.28)

동화면세점은 최근까지 신라면세점과 소송에 휘말려 다수의 언론에 보도되며 지면을 뜨겁게 달궜다. 지난 2013년 롯데관광개발 김기병 회장이 신라면세점으로부터 빌린 600억 원 관련 1심 판결에서는 신라면세점의 주장이 받아들여졌지만 최근 나온 2심판결 결과에 신라면세점이 불복하며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려야 한다. 대법원 판결이 나려면 아직 시간이 많이 남은 상황에서 동화면세점은 핵심 임직원들이 퇴사하는 상황까지 겹쳐 앞으로 시내면세점의 유지와 운영이 매우 불투명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동화면세점의 관계사인 롯데관광개발 측 관계자는 “동화면세점이 문을 닫는 일은 없을 것이다”라는 입장만 수차례 확인해 준 바 있다.

동화면세점은 지난 2015년 15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후 매년 적자의 늪에 빠져 어려움을 겪어 왔다. 오랜 기간 함께 했던 면세업에 잔뼈가 굵은 임직원 들은 15년 이후 신규로 오픈하는 대기업 서울 시내면세점으로 다수 자리를 옮겼고 중견면세점인 동화가 대기업 면세점들과 힘들게 경쟁하는 사이 매년 영업 적자만 증가해 왔다. 더구나 동화면세점의 오랜 성공을 이끌던 상품부문 MD 총괄 이민중 전무가 지난 3월 31일자로 퇴사했으며, 버팀목이던 서윤록 부사장 역시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 4월에 회사를 그만 둔 것 같다는 이야기가 돌며 거취가 명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수입상품 총괄 책임자 격인 이민중 전무와 국산 화장품의 대부인 서윤록 부사장의 사실상 공백으로 동화면세점은 향후 운영과 행보에 치명적인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보인다.  

 

▲ 도표=육해영 기자 제작(2020.07.28)

동화면세점은 지난해 코로나로 모든 국내 면세점이 어려움을 겪는 과정에서도 나홀로 매출액이 19년 대비 상승하는 기현상을 보였다. 당시 동화면세점 서윤록 부사장은 “수입 화장품의 경우 한 달 전에 미리 현금을 주고 사서 재고를 확보해야 하지만 국산 화장품은 발주 후 2~3주 내에 입고가 가능해 자금 유동성에서 용이한 이점 때문에 국산 화장품 위주로 판매한 결과”라며 “영업이익에 도움이 되는 마진은 거의 남기지 못하고 단지 매출액만 커지는 효과가 있을 뿐이며 이 시기 매출에서 국산 화장품의 매출 비중이 75%로 수입화장품의 25%에 비해 3배라 그런 것 같다”고 전한 바 있다.

동화면세점은 올해 1분기 실적이 1월 141억, 2월 56억, 3월 96억 원으로 월평균 약 98억 원을 기록하고 있다. 작년 1~2분기 월평균 324억 원에 1/3에도 못 미치며 19년 248억 원에도 한참 못 미친다. 신라면세점과의 소송문제, 핵심 임직원의 퇴사, 그리고 한국면세점협회 신분변경 요청까지 일련의 과정은 국내 시내면세점의 오픈과 2000년 국내 면세점 최초의 온라인면세점 오픈 이라는 최초 타이틀을 두 개나 가진 국내 면세점의 역사 치고는 초라하기 짝이 없는 현실이다.

국내 면세점 업계가 이렇게 망가져 가고 있는데 기재부와 관세청은 이렇다 할 정책 지원도 없는 상황이다. 국내 면세점 업계는 대기업은 물론 중소·중견면세점까지 모두 대량구매 상인에게 휘둘리며 재고 밀어내기에 정신이 없는 상황이다. 국내 면세업계의 환경이 이렇게 처참하게 변하고 있는데도 기재부와 관세청이 뒷짐만 지고 있다면 관리감독 기관으로서의 책임에서 절대 자유로울 수 없다. 업계의 목소리를 듣고 최소한 무엇을 해야 할지를 같이 고민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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