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AND] 면세점 세계 최고 ‘명품 브랜드’ 열전 (4) ‘켈리·버킨백’ 열풍, ‘에르메스’

1837년 파리의 ‘마구상’으로 시작, 왕족에 납품하며 ‘명품 도약’
대표 상품 ‘켈리백’·‘버킨백’, 고가에도 ‘품귀’
도전·확장 보다 신중·유지, 아르노 회장과의 인수전도 ‘승리’
아시아 매출 성장 ‘괄목’, ‘명품 대전’ 승리자 될까
기사입력 : 2019-03-26 21:02:05 최종수정 : 2020-09-10 11: 47 김일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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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족들의 마구상, 명품 브랜드로 도약
 

‘에르메스’의 창립자는 ‘티에리 에르메스’로 1837년 파리의 마들레인 광장의 바스 듀 랑파르 거리의 마구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이 마구상은 안장과 채찍·헬멧·장갑·부츠 등 품질좋은 마구용품으로 유명했다. 지금도 말안장을 만들 때 사용하는 새들 스티치 기법을 유지하며 브랜드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다.

1902년 창립자의 막내 손자 ‘모리스 에르메스’가 경영 일선에 뛰어들면서 브랜드의 위상이 높아지기 시작한다. 시장 개척을 위해 독일·네덜란드·벨기에·폴란드·러시아 등을 다니면서 왕족들을 고객으로 유치했다. 제정 러시아 황제 니콜라스 2세·루마니아 국왕·스페인 국왕·일왕·요르단 황제·페루 대통령·필리핀 대통령 등이 대표적이다.

‘모리스 에르메스’는 시대의 변화를 감지하고 상품에도 변화를 줬다. 당시 유럽에는 소개되지 않았던 지퍼를 도입한 가방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1922년에는 형의 주식을 인수하며 경영권을 손에 넣고 제품 라인업을 확장한다. 벨트·장갑·의복·보석·손목시계 등을 더하며 세계 최고의 명품 브랜드로 가치를 끌어올렸다.

□ ‘켈리백’·‘버킨백’, 높은 가격으로 ‘명품 위의 명품’ 꼽혀 

 

▲출처=에르메스 SNS / 프랑스 작업장에서 진행되고 있는 에르메스 백 생산 과정


‘에르메스’의 대표 상품은 ‘켈리백’과 ‘버킨백’이다. ‘켈리백’은 여배우 ‘그레이스 켈리’에서 유래했다. 모나코의 여왕이 되고 백으로 임신한 배를 살짝 가린 모습이 공개되면서 덩달아 유명세를 탔다. 원래 명칭은 ‘프티 삭 오트백’(Petit Sac Haute)으로 단정한 토트백 형태지만 탈부착이 가능한 숄더 스트랩이 있어 활동이 편한 점이 매력으로 꼽힌다.

‘버킨백’도 유명 여배우의 이름에서 따왔다. 1984년 ‘에르메스’ 회장 ‘장 루이 뒤마’는 런던에서 프랑스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가수이자 배우인 ‘제인 버킨’과 동석하게 됐다. 물건을 꺼내려다 소지품을 모두 쏟아버린 그녀가 가방 안에 주머니가 없어서 그렇다며 푸념한데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실용적인 제품이 바로 ‘버킨백’이다.

두 제품은 각기 다른 이유로 유명해졌지만 둘 다 최고의 명품으로 사랑받고 있는 브랜드 대표 상품이다. 기본가 1,000만원이 넘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품귀 현상을 빚는 인기 제품으로 상품 전시조차 하지 않는다. 제품 소재별로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2016년 홍콩에서 열린 크리스티 경매에서는 다이아몬드로 장식된 ‘히말라야 버킨백’이 37만 7,261달러(약 4억 2,676만 원)에 낙찰되면서 역대 최고가의 가방으로 이름을 올렸다.

□ 도전·확장보다 신중·유지 기조, 브랜드 가치·기업 지켜내

 

▲사진=김일균 기자 / 인천공항 에르메스 매장

 

‘에르메스’ 백의 높은 가격은 제품 퀄리티와 꼼꼼한 작업 공정·프랑스에서 모든 작업을 진행하는 고집 때문이다. 파리 근교 팡탱(Pantin) 지역 ‘에르메스’ 작업장에 모인 500여 명의 장인들이 모든 공정을 수작업으로 진행한다. 5년 이상의 수련을 거친 장인들만 백을 생산할 수 있고 생산량은 일주일에 두 개 수준이다. 재료인 가죽도 상처가 있거나 질이 낮은 제품은 안 쓰며 흠이 있는 제품은 폐기해 브랜드 가치를 지키고 있다.

이런 가치에 눈독 들인 사람이 바로 ‘LVMH’를 인수한 베르나르도 아르노 회장이다. 아르노 회장은 적대적 M&A를 무기로 60개 이상의 명품 브랜드사를 수집하듯 사모았고 구찌 인수 실패 후 에르메스 인수 작업에 나섰다. 2010년 ‘에르메스’의 지분 17%를 취득한 아르노 회장은 2013년까지 지분율을 23.1%로 높이며 경영권을 위협했다. ‘에르메스’ 측도 지주회사를 세우며 경영권 방어에 나섰고 2014년 10월 아르노 회장이 법원 명령에 따라 주식을 모두 처분하며 인수전의 승리자가 됐다.

□ 아시아 진출 본격화, ‘명품 대전’ 승리자 될까 

 


▲그래픽=최동원 기자
시련을 넘어선 ‘에르메스’는 변화하는 명품 시장 흐름에 발맞춰 시장을 확장했다. 지난 2018년 중국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개설하며 본격적인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대표 상품인 ‘켈리백’과 ‘버킨백’은 없지만 중국 정부의 내수활성화 기조에 발맞춰 현지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에르메스’의 지난 2018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7.5% 성장한 59억 6천 6백만 유로(약 7조 5천억 원)다. 그 중 아시아 지역 매출이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28억 9천만 유로(약 3조 6천억 원)로 전년 대비 8.6% 증가했다. 아시아 시장이 브랜드 성장을 견인하면서 적극적으로 현지 진출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에르메스’는 지난해 매출 보고서에서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20개 이상의 매장을 신규 개설하면서 강력한 성장을 이뤘다”고 밝히며 아시아 현지 진출 강화를 내비쳤다.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시장이 명품 브랜드들의 각축장으로 변해가는 가운데 ‘에르메스’가 브랜드 가치를 지켜내면서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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