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시리즈-미·중 무역전쟁에 울고 웃는 세계경제 (2편)] 中 수출 부진에 국내 화장품 주가 ‘휘청’

'아모레G' 최저점 5만7,300원 찍어...다른 업계도 줄줄이 '하락'
국내 업계 중국 수출 의존 높아
'인플루언서 마케팅'으로 새로운 시장 개척하나
기사입력 : 2019-07-25 09:20:14 최종수정 : 2019-07-25 15: 41 육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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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화장품 주가가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 등 대외적으로 불확실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중국 수출이 감소세로 들어갔기 때문이다. 

 

▲인포그래픽=양국진 기자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지주사인 ‘아모레G’는 2015년 한 때 7월 장중 21만5,000원까지 주가가 치솟았다. 그러나 지난 17일 장중 거래가가 52주 중 최저점인 5만7,300원에 거래됐다. 73.3%나 등락한 수치다. 이 외에 같은 날 아모레퍼시픽과 코스맥스, 한국콜마 주가도 각각 3.33%와 3.02%, 2.07%로 떨어졌다.

국내 대부분 업계가 중국 수출에 의존하고 있어 무역전쟁 영향을 크게 받는 상황이다. 국내 화장품 주가가 떨어지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국내 화장품 인기 ‘시들’

국내 화장품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중국인 관광객들이 한국 화장품을 사가는 본질적인 이유는 ‘페이백’(Pay Back) 등 할인 행사 때문이었다. 따라서 국내 화장품이 여전히 인기가 많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0일 발표한 ‘2019년 1~5월 면세점 브랜드별 판매실적(매출)에 따른 순위’에 따르면 일본 화장품 브랜드 ‘SK-2’는 올 상반기 면세점 매출액 2,211억으로 4위를 차지했다. 작년 같은 시기 평균 1,350억인 것을 생각하면 약 63.8%로 빠르게 성장했다. ‘SK-2’를 제외한 일본 브랜드는 ‘끌레드뽀’(1,189억·15위), ‘시세이도’(1,091억·17위), ‘나스’(868억·22위)다.

면세점들이 당장의 이익을 위해 다이고에게 국내 화장품을 ‘반값’에 가깝게 판매하면서 국산 브랜드 이미지가 많이 떨어졌다. 반면, 일본 화장품은 ‘고품질’이라는 인식이 강해 인기가 날로 상승 중이다.


▲자료=Bloomberg,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의 그래프를 보면 중국 내 화장품 소매 판매는 꾸준히 늘고 있다.하지만 한국 화장품에 대한 수요는 아직도 부진하다. 중국 시장에서 한국 화장품 수요 감소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앞으로 국산 럭셔리 브랜드 ‘설화수’와 ‘후’를 제외한 여타의 대다수 국내 화장품 브랜드와 중국 화장품 시장간 괴리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위안화 약세’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해 위안화가 약세다. 이에 따라 중국 화장품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중국의 구매력이 줄어들면 한국과 대만 등의 수출 성장세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인천공항공사 한 연구원은 “최근 한·일 관계처럼 직접적인 것이 아니라 미국과 중국에 의한 상황이기 때문에 영향력이 크지는 않을 것 같다”고 답했다. 중국의 ‘사드 보복’과는 다른 상황이란 의미다. 하지만 한국 관계와 별개로 위안화 약세로 인해 중국이 경제 위기를 맞을 가능성은 크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국내 화장품 산업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이다.

 

위안화 약세는 미국의 관세폭탄 충격을 일부 상쇄할 수 있는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하지만 외국인 자본유출로 이어져 중국 경제 위기를 키울 가능성이 크다. 중국 금융당국은 2015년 위안화 절하 압박에 금리를 인상하여 위안화 약세를 방어했다. 하지만 현 시국에 위안화 약세로 인한 자본이탈을 방어하기 위해 금리인상을 단행하기는 힘들다. 

 

한편, 위안화 가치는 미⋅중 무역 전쟁 긴장감이 고조된 작년 11월 시장의 심리적 마지노선 ‘포치’(破七)로 여겨지는 달러당 7위안 선에 근접한 적이 있다.

‘신전자상거래법’ 이슈 불안

중국 당국이 ‘다이고’를 직접 언급한 ‘신전자상거래법’ 시행 발표를 하면서 각 면세점들의 주식이 대폭 하락하는 등 국내 시장에 큰 영향을 끼쳤다. 만약 신전자상거래법으로 다이고 규제가 강화된다면 그 타격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매체인 ‘CNR’(China National Radio)은 “상하이 푸동 공항에서 세관이 비행기 한 대를 통해 입국한 중국 관광객 중 약 100여명을 체포했다”며 “중국은 법적으로 1인당 해외 면세한도가 5,000 위안(728 US$)으로 체포된 한 여성의 경우 총 31개의 화장품에 대해 17,000위안(2,475 US$)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면세점 2분기까지 누적 총 매출액은 11조 6,567억을 돌파했다. 상반기 실적으로 이미 작년 총 매출액 18조 9,602억의 61.5%가 달성된 상황이다. 따라서 현재까지는 신전자상거래 규제가 국내 면세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위안화 약세와 국산 화장품 인기 하락으로 이 추세가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때문에 국내 면세 업계는 언제라도 전면화 될 수 있는 ‘신전자상거래법 규제에 대한 보완책 마련을 강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으로 새로운 시장 개척하나

최근 한국 면세업계가 중국 의존도를 점진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안으로 ‘인플루언서’를 이용하고 있다.

 

▲자료=코트라

‘코트라’(KOTRA)가 발표한 ‘소셜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미국 시장 진출 전략’에 따르면 소셜 인플루언서 마케팅 규모는 17년 20억 달러 규모에서 20년 50~100억 달러 규모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인플루언서란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서 수십만 명의 구독자(팔로워)를 보유한 ‘SNS 유명인’을 말한다. 국내 업계도 발 빠르게 ‘인플루언서’를 이용한 다양한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중국과 베트남 등 면세점 전략 시장의 최정상급 ‘뷰티 인플루언서(많은 팔로워를 보유한 SNS 유명인)’와 손잡고 1,100만 해외 고객에게 신라면세점 알리기에 나섰다. 인천공항은 스타 유튜버를 초청하고 맞춤형 환승 마케팅을 시행할 예정이다. 한국관광공사는 올해 22~26일 일정으로 세계 11개국 21명의 해외 유명 글로벌 인플루언서들을 초청하여 보령머드축제 팸투어를 실시한다.  

 

▲자료=코트라

다만, 타겟팅하는 고객과 인플루언서의 주요 고객 및 사용 플랫폼을 비교분석하여 종합적인 마케팅 전략에 반영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현재 미·중 무역전쟁에 이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일본 수출 규제까지 발생하면서 국내 정세가 흔들리고 있다. 하지만 오는 29일 미·중 무역전쟁 협상을 재개하고 국내에서도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중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주가가 하락할지는 두고 보아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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