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할당관세 악용 5,468억 원 적발…탈세액 586억 원

수입가격 고가로 조작·바지업체 동원·불법 비축, 수입업체 10곳 적발

외환거래 위반 과태료 85억 원·소고기 반출 지연 관세 194억 원 추징

이종욱 청장 “시장질서 교란 행위 끝까지 추적하고 엄단”
기사입력 : 2026-09-09 11:25:49 최종수정 : 2026-09-09 13: 36 김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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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관세청 제공, 브리핑 중인 이종욱 관세청장, 2026.09.09.

 

관세청(청장 이종욱)이 물가 안정을 위한 할당관세제도를 악용한 수입업체 10곳에서 총 5,468억 원 규모의 위반행위를 적발했다. 탈세액은 총 586억 원이다. 이번 수사를 통해 수입가격을 부풀려 해외 본사로 이익을 이전하거나 바지업체를 동원해 저율관세 물량을 확보하고, 시장에 공급해야 할 물품을 보세구역에 장기간 비축한 행위가 드러났다.

관세청 기업심사과 박재선 과장은 9일 특별단속 결과를 발표하면서 “올해 2월부터 8월까지 수입업체 21곳을 대상으로 관세조사와 수사를 실시해 10곳에서 불법·불공정 행위를 적발했다”며 “유형별 위반 규모는 수입가격 조작·외환거래 위반 등 4,100억 원, 할당관세 물량 부당 확보 1,020억 원, 불법 비축 348억 원”이라고 밝혔다.

할당관세는 물가 안정과 원활한 물자 공급 등을 위해 일정 물량에 낮은 관세율을 적용하는 제도다. 적발 업체들은 이러한 지원 조치를 부당이익 확보에 이용하거나 물품 유통을 지연해 정책 효과를 훼손한 것으로 조사됐다.
 

▲ 사진=관세청 보도자료 갈무리, 2026.09.09.

 

관세청 발표에 따르면 바나나 수입업체 A사는 할당관세율이 0%여서 수입가격을 높게 신고해도 관세 부담이 늘지 않는 점을 악용했다. 해외 본사와의 거래에서 수입가격을 부풀린 뒤 국내 자회사의 이익을 수입대금 명목으로 과다 송금했다. 회계장부에는 매입원가를 높게 반영해 영업이익을 줄이는 방식으로 법인세도 탈루했다.

A사는 관세 인하분의 약 14%를 국내 도매판매가격에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관세청은 200억 원 규모의 고가 신고를 통한 영업이익 축소 사례를 국세청에 통보했다. 허위 증빙자료 제출 등 총 3,900억 원 규모의 외국환거래법 위반에는 과태료 85억 원을 부과했고 고의적인 가격신고 행위에 대해서는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 사진=관세청 보도자료 갈무리, 2026.09.09.


바지업체를 동원해 할당관세 물량을 부당하게 확보한 C사도 적발됐다. C사는 수입 계약부터 국내 반입까지 실질적으로 주도하면서 다수의 바지업체와 허위 선하증권(B/L)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바지업체가 이를 근거로 할당관세 추천을 받아 수입통관하면 C사가 물품을 서류상 재구매해 실수요자에게 납품했다.

관세청은 C사가 배정 물량을 초과해 관세 인하 혜택을 챙기고, 바지업체 수수료까지 판매가격에 반영해 실수요자의 부담을 높인 것으로 판단했다. 부족하게 납부한 세액 253억 원을 과세예고했으며, 고의적인 위반행위에 대해서는 수사를 통해 처벌을 추진할 예정이다.


▲ 사진=관세청 보도자료 갈무리, 2026.09.09.

보세구역 반출기한을 어긴 업체들도 제재를 받았다. 할당관세 적용 소고기는 추천서 교부일부터 45일 이내에 반출해야 하지만 일부 업체는 최장 137일까지 보관했다. 관세청은 추천 조건 위반으로 할당관세 추천이 취소된 물량에 대해 관세 194억 원을 추징했다.

통관기획과(과장 양승혁)와 관세국경감시과(과장 김승민)가 담당 부서로 참여한 보세구역 특별점검에서는 냉동고등어·닭고기·설탕 등 불법 비축 물품 292톤을 적발하고 시장 공급을 유도했다. 현장점검 1,572회와 장기보관 물품 반출 안내 392회를 실시했으며, 과태료 398건과 신고지연가산세 1,021건 등 총 14억 원을 부과했다.

관세청은 단속과 함께 제도 보완도 추진한다. 할당관세 집중관리품목의 수입신고 기한을 보세구역 반입일부터 30일에서 20일로 단축하고, 신고지연가산세 한도를 500만 원에서 1,000만 원으로 높이는 방안이다. 반출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관세법 개정도 추진하고 있다.

민생물가 관련 특별조사도 이어간다. 지난 5월부터 고등어·오징어 등 수산식품과 주사기·주사침 등 정부 매점매석 금지 품목에 대한 2차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8월에는 햄버거·치킨·피자 등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에 대한 3차 조사에 착수했다.

관세청은 부정한 방법에 의한 할당관세 추천을 제한하고 실수요자 중심의 물량배정 방식을 도입하는 방안을 관계기관과 협의할 계획이다.

이종욱 관세청장은 “할당관세는 물가 안정을 도모하고 국민과 실수요자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마련된 제도인 만큼, 선의의 취지로 예외적으로 마련한 지원 조치가 일부 업체의 편법적인 부당이익 추구 수단으로 악용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할당관세 혜택을 악용해 시장질서를 교란하고 소비자 물가 상승을 유발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보세구역 현장 점검 등 행정조사와 관세조사·수사 등 가용한 모든 수단과 역량을 동원해 끝까지 추적하고 엄단해 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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