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면세점, PT 경쟁 맞대결…본격적인 입찰 전쟁 서막 올랐다

오후 12시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파라다이스시티호텔에서 진행
DF7(패션·기타) 구역 4개사 몰려 가장 치열한 경쟁률 기록
신세계·신라·현대·롯데 순으로 PT 진행
최종 결과는 금요일에 나올 예정, 낙찰자는 9월 영업 시작
기사입력 : 2020-03-03 15:54:12 최종수정 : 2020-09-14 15: 46 육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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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공사(사장 구본환, 이하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면세점 DF7(패션·기타)영역 사업제안 발표(PT)가 3월 3일 실시됐다. 프리젠테이션은 오후 12시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진행됐고 DF7에 입찰한 롯데·신라·신세계·현대 등 국내 대기업 면세점 4개사가 참석해 본격적인 입찰 전쟁의 막을 올렸다. 행사 장소는 인천 중구 영종도 공항공사 앞에 위치한 파라다이스시티호텔이다. 사업제안서 발표는 사전에 인천공항이 품목별 영업구역으로 진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면세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입찰에서 가장 중요한 구역으로 DF2(향수·화장품)를 꼽았다. 막상 뚜껑이 열리자 DF2는 대기업 중 한 곳도 입찰하지 않아 유찰됐다. 오히려 DF7 영역에 국내 내로라하는 대기업 면세점이 모두 몰리면서 가장 치열한 경쟁률을 기록했다. 더불어 인천공항이 사전에 선발방식을 복수에서 단수사업자로 변경한 점도 경쟁의 치열함을 높이고 있다. 인천공항의 사전선발이 사실상 본고사에 해당해 각 면세기업들의 긴장도 최고조에 달한 상황이다.

DF7영역이 갑자기 경쟁률이 치솟으며 입찰에 참가한 기업들의 속내는 각기 다른 것으로 파악된다. 먼저 신세계면세점은 기존에 DF7 영역을 운영하는 사업자로 해당 구역에 대한 가장 많은 판매정보 및 고객정보를 확보하고 있다. 기존 영역 운영자로서 브랜드 구성 및 마케팅 계획 등에서 타사 대비 특장점이 발휘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 인천공항 최대 면세사업 운영자로 DF7을 제외한 다른 구역에 추가 입찰하지 않은 것은 생각만큼 이익을 거두지 못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료=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사업권 RFP(제안요청서)

 
새로운 돌풍 현대백화점면세점은 DF6과 DF7(패션·잡화) 구역에 입찰했다. 현대의 생각은 명확해 보인다. 19년 두타면세점을 인수한 후 강북으로 확장하며 몸집을 불리더니 인천공항 마저 공격적으로 진출하고자 하는 의도를 나타낸 것으로 평가된다. 구역 입찰에 대한 특성상 패션·잡화 영역을 공략하는 것은 결국 본점과 강북으로 확장된 시내면세점의 브랜드 유치 전략과 밀접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RFP(제안요청서)의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DF6와 DF7(패션·잡화)에 명품 브랜드 유치를 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자료=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사업권 RFP(제안요청서)

롯데와 신라는 각각 DF3(주류·담배·포장식품)에서 맞붙고 DF7(패션·잡화)에서도 맞붙게 됐다. 국내 1·2위이자 글로벌 진출도 경쟁하는 ‘탑티어’(top-tier) 회사간의 진검승부가 벌어지게 된 상황이다. 먼저 DF7의 경우 탑승동을 함께 운영해야하는 DF6과 비교해 임대료가 낮다. DF6의 1차년도 최소보장금은 441억 원이며 4차년도부터 112억 원의 최소보장금이 추가돼 DF7보다 비싸다. DF7의 1차년도 최소보장금은 그보다 낮은 406억 원이다. 비록 서편에 치우쳐 유동인구가 적다는 단점이 있지만 낮은 임대료 대비 쏠쏠한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또 롯데와 신라는 각각 DF3(주류·담배) 영역에서 영업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천공항이 입찰에서 23년 종료되는 탑승동 영역을 DF3(주류·담배)와 DF6(패션·기타)에 포함해 선 판매 방식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이번 입찰에서 DF3·6에 입찰하는 기업은 23년부터 해당 영역을 운영할 수 있다. 이같은 선택에는 두 기업 모두 오랜 기간 면세점을 운영한 노하우에 따른 자신감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27일 사업계획서 및 가격입찰서를 제출하는 마감 당일 핵심영역에 대한 유찰 소식은 업계에 충격을 주었다. 대기업 대상 입찰 구역은 DF2(화장품·향수), DF3(주류·담배·포장식품), DF4(주류·담배), DF6(패션·잡화), DF7(패션·잡화) 총 5곳이다. 그 중 롯데와 신라가 DF3·4(주류·담배)에, 롯데·신라·신세계·현대가 DF7구역에 입찰 참여 의사를 밝혔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됐던 DF2(향수·화장품)에는 사업자가 나서지 않았고, DF6(패션·기타) 사업권엔 현대백화점면세점 한 곳만 참여해 ‘경쟁입찰’이 성립되지 않아 유찰됐다.  

 

제안서 PT에 직접 참석한 한 대기업 면세점 관계자는 “오늘 PT는 신세계·신라·현대·롯데 순으로 진행됐고, 목요일은 중소·중견기업의 PT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최종 결과는 금요일에 나온다”고 전했다. 인천공항은 사업능력과 입찰가격을 종합평가 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후 관세청으로부터 특허 심사승인을 받으면 최종 면세사업자로 발탁돼 9월부터 영업할 수 있다

한편 인천공항은 ‘코로나19’를 의식한 듯 각 면세점에 보낸 사전 안내문을 통해 “최근 14일 이내 여행력이 있거나 발열 또는 기침, 인후통 등 호흡기 증상이 있는 경우 가급적 행사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PT 발표자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 시내면세점에 이어 인청공항까지 연달아 면세사업권 입찰이 흥행몰이에 실패한 데다가 ‘코로나19’ 사태 까지 겹쳐 국내 면세산업은 국면에 부딪힌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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