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수출 규제 여파로 인한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의 바람이 거세다. 면세업계는 이와 같은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불매 운동과 관련해 불똥이 우려되는 상품은 ‘화장품’이다. 화장품은 면세점 내 매출이 가장 큰 품목이다. 최근 일본 화장품(J-Cos) 매출의 성장세가 뚜렷해 불매 운동이 이러한 성장세를 꺾일 것인지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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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그래픽=양국진 기자 |
일본 브랜드를 대표하는 SK-Ⅱ는 2013년까지는 화장품 품목의 전통적인 강자였으나, 2014년부터 한국산 화장품의 인기로 매출액 순위가 4위에서 14위로 크게 떨어졌다. 그러나 2017년부터 매출액과 순위가 함께 회복되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내국인의 불매 운동이 면세점 일본 화장품 매출에 타격을 입힐 수 있을까.
면세점 주요 관계자는 이 질문에 “전혀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다. “시내면세점은 고객의 95%가 중국인이기 때문에 내국인이 일본 화장품을 불매한다고 해도 전체 매출에 큰 타격을 입기는 힘들 것이다”며 우려를 일축했다
이와 같은 상황은 김정우 의원이 공개한 ‘면세점 구매자 국적별 매출 자료’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전체 면세점 매출 11조 6568억 중 76.9%에 해당하는 8조 9657억을 중국인이 구매했다. 내국인은 매출 비중은 18%, 일본인의 매출액은 전체의 단 1%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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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신세계·롯데 인터넷면세점 베스트 상품 |
인터넷면세점에서도 일본 화장품 불매 바람을 느끼기는 어려웠다. 롯데인터넷면세점의 베스트 화장품 순위에 SK-Ⅱ의 상품이 1위와 5위, 그리고 메이크업 상품으로 나스(NARS)가 4위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신라와 신세계의 상황도 비슷하다. 신라인터넷면세점의 베스트 상품에는 시세이도 그룹의 ‘끌레드뽀보떼’ 상품이, 신세계인터넷면세점의 베스트 상품에는 ‘슈에무라’와 ‘나스’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관계자의 말처럼 불매 운동에 따른 면세점 내 일본 화장품의 매출 하락 가능성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면세업계의 주 고객이 중국인인만큼 불매의 ‘무풍 지대’에 있지만, 불매 운동이 장기화되는 경우에는 일본 브랜드 매출 상승에 부담을 느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면세업이 중개 무역의 일종으로 취급되는 현실에서 면세업계 역시 국제 관계 속의 세심하고 면밀하게 상황의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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