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사장 구본환, 이하 인천공항) 면세점을 이용하지 않는 환승객은 갈아탈 비행기를 대기하는 시간동안 쇼핑보다 휴식(35.4%)을 더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공항 소속 연구소 최유진 연구원이 지난달 28일 발표한 ‘인천공항 면세점 쇼핑행동 특성 연구’에 이같은 사실이 확인됐다. 해당 결과는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환승객 446명(10.53%)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그래프=환승객 비구매자 여행특성, 공항산업기술연구원(2019.08.28)

인천공항 항공통계에 따르면 18년 인천공항을 통해 해외로 환승한 여객수는 총 692만2,371명으로 16년 대비 8% 증가했다. 인천공항을 통해 환승하는 여행객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지만 이들을 위한 공항 면세점만의 쇼핑 인프라는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이날 발표회에서 최 연구원은 면세품 노출 빈도 증가 및 인천공항 온라인 쇼핑환경 조성 등의 다양한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구체적인 사례로 최 연구원은 “해외 공항인 호놀룰루 공항과 토론토 공항의 경우를 들며 이들 공항에선 면세품을 비행기 탑승 게이트 앞에서 일괄 전달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또 “스키폴공항은 음식배달 전문업체 ‘Deliveroo’를 통해 공항 내 음식 배달 서비스도 진행한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해외공항 사례를 국내 공항에 도입하기는 무리가 있다. 해외 공항의 경우 이용객 수가 적기 때문이다. 인천공항에 따르면 하루 평균 이용객은 20만여 명에 달해 이러한 서비스를 직접 대입하기는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장소별 상황을 살펴보면 제1여객터미널을 이용하는 환승객은 오전 4시와 오후 5시에 가장 많이 환승한다. 제2여객터미널을 이용하는 환승객도 비슷한 시간대인 오전 5~7시, 오후 3~6시에 가장 많이 환승했다.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환승객의 평균 대기시간은 2~4시간 이내(45%)로 가장 많았고, 4시간 이상(38%), 2시간 이내(16%) 순이다. 긴 환승 대기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쇼핑시간에 할애하는 것은 평균 29분 밖에 안되는 상황이다.

환승장소별 대기 시간의 차이가 유사한 패턴을 보이며 특히 오후 5시는 면세점 입장에선 황금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붙잡을 만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면세점 입장에선 환승객 외에도 출국자를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에 전념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조사대상 중 환승객이 소수여서 향후 추가적인 환승객 대상 면세점 구매 욕구와 서비스에 대한 후속연구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이유이다. 

면세점 입장에서도 새벽시간대 환승객을 대상으로 하는 면세점 근로자의 노동시간 문제 등 다양한 문제점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향후 이들 환승객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을 전개하기 위한 니치전략을 수행한다면 추가적인 매출 증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환승 대기시간에 휴식을 취하고 있는 여행객들을 위한 쇼핑 인프라를 구축한다면 인천공항 면세점만이 갖는 추가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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