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초의 백금 결혼반지, ‘왕실 보석상’ 명성 얻어
명품 주얼리 ‘까르띠에’(Cartier)의 역사는 1847년 파리 몽토르괴이 29번지 보석 가게의 견습생이 스승에게 가게를 물려받으며 시작됐다. 가게를 운영하게 된 ‘루이 프랑수아 까르띠에’는 자신의 이름 이니셜인 L과C로 둘러싼 하트와 마름모꼴 모양을 장인 마크로 등록했다. 이후 상류층이 많이 다니는 이탈리아 대로 9번가로 매장을 옮기고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까르띠에의 뛰어난 세공 기술과 디자인 감각이 알려지면서 1850년대 말부터는 프랑스 왕실에 작품을 납품하기 시작했다. 손자인 ‘루이 까르띠에’ 대인 1898년에는 최초로 결혼 반지를 백금(플래티나)으로 제작하며 화제가 됐다. 백금은 강도가 높고 색이 밝지만 모양 잡기가 힘들었기 때문에 브랜드를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 이후 1899년에는 라페 거리 13번지에 ‘까르띠에’ 이름으로 매장을 열었고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1900년대에 들어서면서 각국의 왕족과 귀족들에게 까르띠에의 백금 장식 다이아몬드의 판매가 늘면서 인기가 높아졌다. 1902년 영국 왕실은 ‘까르띠에’를 ‘왕실 보석상’으로 임명하고 대관식에서 쓸 27개의 티아라 제작을 맡겼다. 상품을 주문한 에드워드 7세는 ‘까르띠에’에게 “보석상의 왕이요, 왕의 보석상”이라고 극찬했다. 이후 포르투갈과 스페인, 태국의 왕실에서도 ‘까르띠에’를 ‘왕실 보석상’으로 임명하면서 제품에 ‘왕가의 보석’이라는 별칭이 자리 잡았다.
□ ‘루이 까르띠에’, 브랜드 위상 높인 혁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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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까르띠에 홈페이지 / 까르띠에 링 ‘팬더’ |
이 시기 ‘까르띠에’의 손자 ‘루이 까르띠에’가 경영권을 잡고 본격적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기 시작한다. 본인이 수집한 이집트 고미술품 디자인을 작품에 반영하면서 유행을 주도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게 된다. 1904년부터는 추상적이고 기하학적 형태인 아르데코 스타일의 장신구를 제작했다. 1910년에는 파리에서 공연된 발레극 ‘셰헤라자데’에서 받은 동양적 영감을 작품에 반영했다. 1913년에는 까르띠에 뉴욕 지사에서 페르시아·아랍·러시아·중국 등 동양 문화를 반영한 작품 50여 점을 전시하기도 했다. ‘팬더’와 같은 히트작의 디자인도 이 시기에 완성됐다.
본격적으로 시계를 생산하기 시작한 것도 이때다. ‘산토스 시계’는 ‘루이 까르띠에’가 1904년 친구이자 비행기 조종사인 ‘알베르토 산토스 뒤몽’을 위해 제작한 것으로 상용화된 최초의 손목시계로 꼽히기도 한다. 현재까지 제작되고 있는 이 제품은 부속품과 나사가 하나로 고정된 베젤을 만들어 시계판 위에 유리를 고정시킨 것이 특징이다. 1907년 시계 제조장인 에드몽 예거와 독점으로 계약해 공동 작업으로 손목시계 버클의 특허권을 따내 시계 제조 역사의 한 획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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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최동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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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까르띠에 홈페이지 / 까르띠에 워치 ‘탱크’(좌), ‘발롱 블루’(우) |
새롭게 내놓는 제품들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2007년에 선보인 시계인 ‘발롱 블루’는 ‘까르띠에’의 철학을 완벽하게 표현했다는 평을 받으며 단기간에 대표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젊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을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는 예물용으로 인기가 많아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대표 제품 라인업에 신제품들이 더해지면서 판매량 증가는 물론 브랜드 이미지도 젊고 새로워지는 효과를 보고 있다.
높아지는 가치와 판매량에 걸맞게 매출도 안정적인 성장을 거두고 있다. 지난 2018년 ‘까르띠에’의 매출은 64억 4,700만 유로(약 8조 3,948억 원)로 전년 대비 8.7% 증가했다. ‘끌로에’·‘몽블랑’ 등의 모 기업인 ‘리치몬드 그룹’ 매출의 59%에 해당하는 높은 비중을 차지하며 주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중국 시장 전자상거래 진출 등 판로 확대도 이어가고 있다. ‘왕가의 보석’이라는 세계 최고 귀금속 브랜드의 명성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향방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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