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전세계 국가들이 빗장을 걸어잠그면서 국내 면세점은 생존의 갈림길에 선 가운데 중국은 오히려 코로나19를 발판으로 면세점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모건 스탠리 리서치’(Morgan Stanley Research)는 지난 6월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가 중국 내 전자 상거래와 면세 시장의 발전을 촉발시켰다”며 “중국 면세 시장이 2025년 안에 165억 달러(약 20조 310억원)로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이처럼 중국이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었던 것은 2011년부터 꾸준히 지원해온 하이난 중심의 면세점 개발 정책,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탄탄한 내수 시장 때문이다. 더불어 올해 중국 특성을 가진 시내면세점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면세점 운영 경험이 없는 사업자에게 이례적으로 라이센스를 부여하는 등 본격적으로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中 “시내면세점 적극 지원”…공항면세점→시내면세점 시장 다각화
최근 중국 정부가 시내면세점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의사를 밝히면서 그동안 공항면세점이 주류였던 중국 면세 시장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지난 3월 상무부 등 23개 부처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 극복위해 적극적인 면세 정책을 선언했다. 상무부는 “시내면세점 정책을 보완하고 중국 특색을 가진 시내면세점을 구축하겠다”며 “시내면세점을 설치하고자 하는 도시에는 매장 건설 및 운영을 위한 토지와 금융 등을 지원하고, 중국산 부티크와 중국 자체 브랜드를 전시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소비 촉진으로 국내시장 육성’ 관련 통지를 통해 시내면세점 정책 완비 및 증설, 면세업무 확대, 입국장 면세점 증설, 소비수준 제고에 따른 면세한도 및 면세품목 조정 등의 정책을 발표했다. 그동안 공항을 위주로 면세점 운영을 해왔던 중국이 점차 영역을 넓혀가면서 글로벌 면세 시장을 구축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는 글로벌 면세 시장 1위인 국내 면세점이 시내면세점을 기반으로 성장해왔던 것처럼, 중국도 향후 시내면세점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면세점 추가 특허 발급...면세사업 포문 ‘활짝’
▲자료=안신증권(安信证券) 보고서, 600859.SH / 2020.06.10 |
이같은 정책을 기반으로 중국 정부는 수년간 독점시장으로 이루어졌던 자국내 면세시장의 포문을 활짝 열었다. 지난 6월 10일 중국의 대표적인 백화점 업체인 왕푸징(王府井)그룹은 중국내 8번째로 면세점 사업권을 획득했다. 이로써 중국인들이 베이징 시내에서 이용할 수 있는 면세점은 두 곳으로 확대됐다. 이날 안신증권은 “면세 사업의 점진적인 발전을 고려해 향후 2025년 왕푸징 시내 면세점 매출 및 순이익이 각각 52억 위안(약 8,840억원), 10억 5,000만 위안(약 1,785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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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톈펑증권(天風证券) 보고서, 600859 / 2020.11.10 |
현재 중국에서 면세점을 운영하는 곳은 중국 여유국 산하 중국 면세품 유한 책임공사(CDFG), 일상면세점(日上免稅行‧Sunrisedutyfree), 선전 국유 면세 유한공사 등 7곳이다. 면세점 운영 경험이 없는 백화점 유통 전문업체가 면세사업권을 획득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사례로, 이는 시내면세점을 개발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드러낸 것이다. 이에 톈펑증권은 지난달 10일 보고서를 통해 “왕푸징 그룹의 3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해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며 “백화점 업체라는 강점을 살려 면세시장의 새로운 성장 공간을 열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또 중국 정부는 시내면세점에 그치지 않고 국경면세점까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6월 부동산개발업체 거리부동산은 주하이면세 지분 100%에 달하는 1억 8,600만주를 주당 4.3위안(약 716원), 총 8억 위안(약 1,333억원)에 인수했다. 주하이면세점은 2018년 기준 중국 면세 시장의 5%를 차지한 면세점으로 홍콩~마카오와 육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지리적 이점이 있다. 이처럼 면세점을 운영 경험이 없었던 업체들이 중국 면세 시장이 뛰어든 이유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사업의 불확실성으로 커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면세산업이 크게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정부 적극 면세 사업 의지에 中 면세시장 전망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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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김재영 기자, 중국 하이난 섬 cdfmall(2016.12) |
코로나19라는 어려운 시기에도 중국 면세 시장은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승승장구하고 있다. 면세전문지 무디데이빗리포트는 지난 9월 8일 “CDFG가 올해 상반기 매출 28억 5,500만달러(약 3조 1,019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점별로 보면 하이난의 산야 면세점이 31%, 하이커우 공항등 기타 하이난 면세점에서 16%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면세한도의 증액에 따른 매출액이 반영되는 3분기 누적 매출액 발표와 국경절을 포함한 2020년 연간 매출액의 발표를 예상하면 CDFG의 글로벌 면세 및 여행소매업 시장 1위는 사실상 확정이다.
코로나19 여파로 해외여행을 떠나지 못하게 된 중국인 관광객과 보따리상 수요를 흡수하면서 매출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문화관광부 데이터센터의 추산 결과 국경절 기간 동안 전국 관광지를 찾은 국내 관광객은 6억 3,700만 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79%를 회복했으며, 같은 기간 하이난 면세점 매출액은 10억 4,000만위안(약 1,78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48.7% 급증했다.
중국 면세점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동안 국내 면세점은 코로나19 여파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한국면세점협회가 발표한 산업동향을 보면 국내 면세점은 4월 월별 매출 9,867억원으로 최저점을 기록한 이후 5월 1조 179억원, 6월 1조 1,130억원, 7월 1조 2,516억원으로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국·내외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유럽의 물량 공급이 어려워지면서 10월 전월 대비 6.4% 하락한 1조 3,894억원을 기록했다. 정부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제3자반송까지 올해를 마지막으로 종료되면서 벼랑 끝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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