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면세품 구매자정보, 사람 대신 ‘전자 장비’로 입력하도록 법안 발의

전자장비 활용해 전산망에 정보 입력하도록 개정
근로자의 실수·오기재 등 허점 메울 것
주요 면세점 이미 스캔 입력 방식 가지고 있어
법안 발의 전 충분한 조사가 있었는지 의문
기사입력 : 2019-07-31 16:18:28 최종수정 : 2019-07-31 16: 43 김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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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설훈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면세품 구매자 정보 입력 방식을 ‘사람’에서 ‘전자 장비’로 바꾼다는 내용의 관세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현행 법상 면세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운영인이 구매자의 여권번호와 이름, 항공편명 등 구매자 정보를 입력해야 한다. 면세점 근로자가 직접 전산망에 접속해 정보를 입력하고, 취합된 정보는 세관으로 전송된다.
 

▲사진=설훈 의원 홈페이지

 

설훈 의원은 “면세점 근로자가 입력을 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오기재와 누락과 같은 문제점이 제기됐다. 또한 구매자가 많을 경우, 입력 시간이 길어지면서 구매 대기시간이 길어져 불편이 발생한다는 점, 단순 반복 업무로 인한 근로자의 스트레스가 유발된다는 문제점이 있었다”고 개정안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사람이 입력하는 방식을 스캐너와 같은 전자 장비를 활용해 자동 입력을 가능하게 만든다는 취지다. 법이 시행된다면 면세점 근로자들에게 정확성과 신속성, 그리고 편의성을 더해줄 것으로 보이지만, 정작 법안의 대상이 될 면세점 측에서는 새로울 것이 없다는 반응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2015년도부터 점포마다 시스템을 구축해 전자 스캔을 하는 방법으로 구매자 정보 입력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매장 직원에 따라 스캔을 사용하는 경우도, 직접 손으로 입력하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신세계면세점은 지난 해부터 모든 점포에 스캐너를 설치해 여권과 항공티켓을 스캔하면 자동 입력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고객들의 대기시간을 줄이기 위해 도입했다”고 말했다. 신라면세점 역시 발의 전부터 스캐너를 사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새로 개장한 입국장 면세점인 엔타스면세점는 “여권인식기의 필요성을 느껴 스캐너 입력 방식을 현재 준비중에 있다”며 관계자가 말을 전했다.

이번 발의가 허술한 이유는 하나 더 있다. 설훈 의원이 발의한 ‘관세법 일부개정법률안’ 내용에는 사실과 다른 내용도 담겨있기 때문이다.

 

▲사진=관세청 일부개정법률안

 

발의안의 ‘제안이유 및 주요내용’을 읽어보면, “구매자의 여권번호, 주민등록번호, 성명, 항공편 등을 전산망에 입력함”이라고 입력 정보를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주민등록번호’는 면세점에서 구매자에게 요구하지 않는 정보이다. 주민등록증이 없는 외국인은 물론이고, 여권번호가 신분증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법안 발의 전, 충분한 사전 조사와 논의가 있었는지 의심 되는 대목이다.

이번 발의안이 통과한다면, 관세법 제196조 제3항이 신설된다. 법 공포 후에는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

이번 개정안은 설훈(더불어민주당),고용진(더불어민주당), 김경협(더불어민주당), 김민기(더불어민주당), 김정호(더불어민주당), 손혜원(무소속), 오영훈(더불어민주당), 윤일규(더불어민주당), 이동섭(바른미래당), 채이배(바른미래당) 10명의 의원이 공동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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