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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육해영 기자, 명동 거리 일대 / 2020.12.22 |
지난 19일 방문한 서울 중구 명동 거리 일대는 텅텅 빈 채로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예년같으면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이해 발 디딜 틈도 없이 북적거렸겠지만 코로나19 여파로 해외여행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유동인구가 눈에 띄게 줄었기 때문이다. 중국어와 일본어로 손님들을 끌어모았던 매점 직원들은 찾아보기 어려웠고, 문을 닫은 환전소 앞에는 을씨년스러운 겨울 바람만 매섭게 불었다.
코로나19 한파에 면세점 여전히 ‘썰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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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육해영 기자, 신세계면세점 본점 / 2020.12.19 |
중국인 보따리상 의존도가 높았던 면세점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신세계면세점 명동 본점에서 면세품을 구경하는 손님을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었다. 면세점 직원들도 대부분 의자에 앉아서 핸드폰을 하고 있는 등 망부석처럼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이해 꾸며둔 매장 내부는 오가는 손님이 없어 썰렁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특히 같은 건물에 위치한 백화점이 내국인 고객들로 활기를 띠고 있어 더욱 상반된 분위기를 자아냈다.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니 이미 11층(패션·잡화·캐릭터·유아·식품) 일부 매장과 12층(전자·화장품·주류·담배) 전체 매장은 해외여행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임시 휴업한 상태였다. 면세점 쇼핑객들이 쉴 수 있는 스카이파크는 코로나19로 폐쇄되었고, 커피숍 매장도 정부의 방역 지침에 따라 모든 테이블과 의자를 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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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육해영 기자,롯데면세점 본점 / 2020.12.19 |
롯데면세점 명동 본점은 신세계면세점에 비해 그나마 중국인 보따리상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었다. 엘레베이터를 타고 11층에 위치한 명품 패션 브랜드 매장을 둘러보니, 몇몇의 중국인 보따리상들이 중국 최대 메신저 플랫폼 ‘위챗’(Wechat)을 번갈아 쳐다보며 명품 가방을 주문하고 있었다. 엘레베이터 근처에 비치되어 있는 의자는 쇼핑으로 지친 중국인들이 앉아서 휴식을 취하고 있어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그러나 여전히 코로나19 여파로 화장품 코너는 거의 텅텅 빈 수준이었으며, K뷰티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후’와 ‘설화수’ 매장도 파리만 날리고 있었다. 롯데면세점 스타라운지도 신세계면세점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 3일부터 운영을 잠정 중단했다. 한 롯데면세점 판매직원은 “코로나19 여파로 중국인 고객이 눈에 띄게 줄었다”며 고개를 저었다.
‘무착륙 국제관광비행’에 시내면세점 내국인 구매 소폭 증가...“큰 효과 없어”
다만 ‘0’에 가까웠던 내국인의 매출은 정부가 지난 12일 무착륙 국제관광비행 여행객들의 면세점 이용을 허용하면서 소폭 이어지고 있다. 다만 그 수가 많지 않아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현장의 분위기다. 한 뷰티브랜드 판매직원은 “최근 무착륙 국제관광비행을 이용하는 내국인 여행객들의 구매가 간간이 이어지고 있다”며 “그 수는 많지 않고, 하루에 한두 명 정도 매장을 방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현장에서 화장품 품목이 인기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다른 매장의 패션·잡화 판매 직원은 “무착륙 국제관광비행 티켓을 가진 고객분께서 면세품을 구경하러 오늘도 매장을 방문했지만 구매로 이어진 않았다”며 “다른 뷰티브랜드 매장에 근무하는 직원에게 들은 바로는 무착륙 국제관광비행을 떠나는 내국인에게 면세품을 일부 판매했다고 전해들었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19일 한시적으로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해 해외 상공을 상회하다가 돌아오는 무착륙 국제관광비행의 도입과 면세품 판매를 허용했다. 이에 따라 무착륙 국제관광비행을 체험하는 여행객들은 기존 여행객과 동일하게 1인당 600달러 내에서 면세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됐다. 또 술 1병과 담배 200개비, 향수 1병(60㎖)도 별도로 반입할 수 있다. 다만 구매 금액이 600달러를 초과할 경우 추가 세금을 내야 한다.
특히 이번 무착륙 국제관광비행은 인터넷면세점과 시내면세점, 출국장면세점까지 모두 이용할 수 있어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는 업계의 기대감을 모았다. 대기업 면세점 관계자는 “아무래도 면세한도가 600달러로 한계가 있다보니 경제적인 측면에서 화장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며 “럭셔리 패션 같은 경우는 세금을 내더라도 면세가가 낮아서 괜찮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국내 면세업계가 다가오는 연말을 맞이해 ‘무착륙 국제관광비행’ 내국인 대상 마케팅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18일부터 내수통관 전용 온라인 샵 ‘럭스몰’(Luxemall)을 통해 내수통관 명품 기획전을 진행 중이다. 신세계면세점은 면세쇼핑 온라인몰 ‘쓱스페셜’(SSG SPECIAL)에서 출국 하지 않아도 가능한 파격적인 ‘연말 특가전’을 오는 31일까지 선보일 예정이다. 신라면세점도 ‘연말연시 선물템’ 이벤트를 통해 연말연초 지인에게 선물하기 좋은 럭셔리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또다시 코로나19가 급격하게 재확산되면서 흥행 기대감은 크지 않다. 에어서울은 지난 11일 이달 운항 예정이었던 국제 관광비행 일정을 취소했으며, 아시아나항공은 예정했던 항공편을 전면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기업 면세점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운 업계를 위해 무착륙 국제관광비행이라는 상품을 도입할 수 있도록 해준 정부에 감사하다”며 “다만 최근 국내 코로나19가 재확산됨에 따라 무착륙 국제관광비행 면세 쇼핑 심리도 많이 위축되어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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