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도 한국 면세산업을 지탱하던 중국 대량구매 상인들의 유통경로였던 ‘선전’(深川, Shenzhen)시 ‘밍퉁’(明通) 상황이 개선될 여지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 면세점을 상대로 대량구매를 하고 있는 업체 담당자는 1일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2.11~13)을 맞아 밍퉁 시장을 비롯한 선전시 화장품 도매상가들이 여전히 단속이 심한 상황으로 인해 2월 1일부터 대거 휴가에 들어간다”며 “사실상 휴가가 한달 정도 주어져 2월말까지 밍퉁 시장은 락다운이 확실해 졌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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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선전시 밍퉁상가관리유한공사 공고문(2021.01.22) |
국내 면세품의 대표적 도매시장 역할을 하는 밍퉁 화장품시장 유한공사에서 지난 1월 22일 구입목록과 세금 납부 현황이 없이는 거래가 불가능하다는 내용을 공지했다. 선전시 공안 및 해관당국의 단속도 여전한 상황이어서 최대 대목인 춘절 거래도 아예 단절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내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1월에도 12월 대비 약 70% 수준에서 중국 대량구매 상인들의 거래가 끊이지 않고 진행됐다”고 말하고 있다.
현재 홍콩에서 육로를 통한 방식으로 선전시에 들어가는 ‘위안랑’(元朗, Yuen Long)과 ‘상수’(上水, Sheung Shui) 지역도 여전히 관계당국의 단속이 심한 상황이다. 작년 11월 중순 이후부터는 사실상 대형 컨테이너를 이용하는 물류에 대해 구입 목록은 물론 세금 납부 현황을 전량 조사하고 있는 실정이라 대량 구매한 면세품들은 반입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단지 소규모로 법망을 피해 선전시에 유입되는 상황이어서 언제든지 육로반입 역시 막힐 수 있는 상황이다.
홍콩과 바다로도 연결된 선전시의 해상 이동 방식도 지속적인 단속으로 통로가 막힌 것은 동일하다. 때문에 국내 면세품을 대량으로 구매하는 사업자들은 “한국 면세점에서 구입한 물건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홍콩의 대형 물류창고에 가득 보관되고 있다”며 “그럼에도 한국 면세점 가격이 낮은 상황이어서 여력이 되는 한 최대한 구입을 진행중이다”고 말하고 있다. 당장 판매는 못하더라도 추후 어떤 방식으로든 중국 본토에 반입해 시세차익을 노리려고 여전히 매입이 이뤄지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국 면세점 업계는 코로나19로 중국 대량구매 상인 외에는 뾰족한 판매해법이 없어 기존처럼 할인판매를 진행 중이지만 사실상 제 살 깎아 먹기가 도가 지나친 상황에 이를 수도 있다. 중국 해관을 비롯한 공안 당국이 선전시 외에도 중국 1선~3선 도시 37개 지역에 밍퉁 시장과 동일한 정상 거래 원칙을 적용하면 기존에 이미 한국 면세점으로부터 싼 가격에 매입한 물건을 처분하기 전까지는 중국 대량 구매 상인들이 더 이상 매입을 중지할 가능성이 높다. 사드이후 다양한 판로 개척에 실패한 국내 면세점의 구조적인 모순이 해결되지 못한 상황에서 극단적인 매출 빙하기가 도래할 가능성이 점쳐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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